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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죠스떡볶이에 등장한 '국물떡볶이' ★★★★☆
    모든 떡볶이 2019. 6. 12. 23:04

    죠스떡볶이에 국물떡볶이가 새로 생겼드랬다.

    지난날 동네에서 줄을 서서 사야 했던 죠떡이 하나둘씩 안보이기 시작했었다. 아마 국물을 쫄인 듯한 매콤한 양념떡볶이에서, 낭낭한 국물과 함께 먹는 간간한 국물떡볶이로 거의 완전하다시피 옮겨간 트렌드에 민감하게 대처하지 못했던 것이 원인이 아니었을까.

    사실 나는 어린이-학창시절-성인의 시기를 거쳐오며 떡볶이 취향이 바뀌었다. 내가 어린이나 학창시절이었을 때는 떡볶이는 그냥 가게마다 다른 맛과 형태를 지녔을 뿐 트렌드까지 있던 시대는 아니었다. 떡볶이에 ‘트렌드’라는 단어가 어울리지 않던 그런 시절.

    그러다 낭낭한 국물과 함께 떠먹는 형태의 떡볶이가 갑자기 등장했다. 이름은 ‘국물떡볶이’랜다. 등장 초기에는 적응이 안 되고, 낯설고, 살짝 거부감까지 들었다. ‘떡볶이는 포크로 찍어 먹어야지, 왜 국물이랑 같이 숟가락으로 퍼먹으래?’하는 의아함도 생겼다.

    그래서 더, 전통적인 떡볶이에 대한 나의 의리를 내심 기특해하면서 떡볶이를 먹을 때 포크로 푹푹 찔러먹었다.

    하지만 그후 몇 년이 지나자 ‘국물떡볶이’는 잠깐 반짝 떠오르는 뉴 패러다임이라고 하기엔, 마치 원래 떡볶이가 그랬던 것처럼 굳게 자리잡았다. 이제는 전통시장이나 포장마차 떡볶이가 아니면, 열의 팔,구는 국물떡볶이다. 떡볶이를 주문하면 쫄임떡볶이냐 국물떡볶이냐에 대한 물음이나 선택따위는 없다. 그냥, 기본을 가장한 작금의 대세는 ‘국물떡볶이’인 것이다.

    내가 어린이였을 때 좋아했던 매콤한 쫄임떡볶이가 메인인 죠떡도 방향을 틀었다. 최근 치과를 다녀오는 길에 배가 고파 뭘 먹을지 고민하는데 죠떡이 보였다. 고민했다. 난 떡볶이라면 고민을 하지 않는데, 죠떡은 내가 허용하는 기준치 이상으로 달짝지근하고, 매콤하기 때문에 망설여졌다. 더구나 내가 좋아하는 두께 1cm 가량의 1자 모양 밀가루 떡도 아니다. 상대적으로 짧고 두꺼워 양념도 잘 배지 않을 뿐 아니라 쫌 성의껏 오래 씹어야 하는 떡이기 때문에 진지하게 고민했다. 그러던 중 입구에 입간판이 하나 보였다.

    “국물떡볶이 출시”

    ‘죠떡이 국물떡볶이를? 죠떡 메인떡볶이와는 너무 다른데? 과연?’

    가게 안으로 들어가 메뉴판을 살폈다. 있다, 국물떡볶이. 가격은 4천원으로 메인떡볶이보다 천원 비싸게 책정됐다. 궁금한 마음에 국물떡볶이 하나를 주문하고, 배고프니까 순대도 시켰다.

    점원은 떡볶이를 만드는 데 5분이 소요된다고 괜찮냐고 했고, 난 괜찮다고 했다. 떡볶이는 시간보다 소중하다.

    기다리면서 국물떡볶이 제작과정을 봤다. 철판에서 계속 쫄임당하는 메인떡볶이와 달리, 내 얼굴만한 냄비에 물을 올리고 주문 즉시 만들어준다. 물이 끓으니 재료를 넣었다. 일반 떡볶이를 만드는 것과 비슷해보였다. 그러다 하얀 통에서 양념스프(?)를 국자로 적당량 퍼서 넣었다. 죠떡의 특제 국물떡볶이 가루양념 같았다.

    5분이 조금 더 지나니 떡볶이가 나왔다. 야끼만두와 메추리알, 파가 고명처럼 올려져 있는 꽤 비주얼 있는 모습이었다.



    떡볶이 사진은 일체 보정이나 필터를 입히지 않은 실사다. 일단 떡이, 내가 좋아하는 1cm 가량 두께의 1자 떡이고, 국물 색도 하얀 떡이 살짝 심심해보이는 정도로 아주 알맞다. 네모나고 얇은
    오뎅도 좋고, 메추리알과 야끼만두의 센스 있는 연출도 훌륭하다.

    하지만 나는 떡볶이에 당면을 넣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이에 당면, 쫄면, 라면 사리 중 선택이 가능하다면 완벽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



    떡볶이, 순대, 오뎅국물 쓰리샷. 죠떡 순대는 원체 야물차고 짭짜롬해서 맛난다. 오뎅국물도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파는 것처럼 김가루와 파, 튀김옷이 더해져 보기에도 좋고, 시원하고, 맛이 있다.



    당면은 이렇게 생겼다. 일반적인 얇은 장면은 아니고, 찜닭에 있는 넙적당면이다.



    내가 좋아하는 야끼만두의 속도, 빈 듯하지만 비지 않은 야끼만두 특유의 듬성듬성 비주얼과 떡볶이 국물에 찍어먹어야 완성되는 짭쪼롬하지만 다소 심심한 맛이 정말 마음에 들었다.



    식사를 마친 인증샷. 떡볶이의 전체적인 맛은 신전떡볶이의 안매운맛 버전 같았다. 신전떡볶이 특유의 맛이 살짝 났다. 하지만 많이 달거나 짜거나 속쓰리게 맵지 않은, 국물떡볶이의 특징을 잘 짚어낸 평균적인 맛있는 맛.

    <분석> 10점 만점
    맛: 8
    비주얼: 8.9

    =8.45점

    *재방문의사 : 마땅히 생각나는 떡볶이 맛집이 없을 때 갈 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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