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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봉천역 '맛나분식' 떡볶이★★★★☆
    모든 떡볶이 2019. 6. 21. 05:00

    오랜만에 오빠가 떡볶이를 제안했다. 간혹 오빠 주변도 그렇고, 내 주변도 남매끼리 떡볶이 먹으러 간다고 하면 눈이 휘둥그레진다. 떡볶이 같이 먹으러 다닐 정도로 친한 남매는 처음 봤다나. 그럴 때마다 우린 각자의 위치에서 말한다, 떡볶이 먹을 때만 만난다고. 약간 흠... 정모 느낌?ㅋㄷ

    쨌든 간만에 접수된 오빠의 정모 제안에 최대한의 능력을 발휘해 칼퇴를 한 후 지하철을 탔다. 자리에 앉아 독서를 했더니 어느새 졸고 있었다. 떡볶이에 대한 일념으로 정신을 차린 후 카톡을 보니 오빠가 도착했다고 한다. 주문하고 기다린다길래 알았다고 한 후 멍때리는데, 카톡이 왔다.

    떡볶이 덕후들.jpg

    메뉴 뭐 시켰는지 맞추라고 한다. 잠이 덜 깨서 딱히 맞추고 싶진 않았지만 나름대로 짱구를 굴려 "즉떡3(인분)"이라고 보냈는데, 다른 메뉴를 마저 말하기도 전에 댕댕이가 웃었다. 틀렸음을 직감했지만 "만두튀김1, 오뎅1, 라면사리1, 쫄면사리1"을 차분하게 읊었다. 덕후는 차분해야 한다. 그래야 덕질을 잘할 수 있다.

    봉천역 1번출구로 나와서 CU가 보이길래 오른쪽 시장으로 진입했다. 열 발자국 정도 걸으니까 앞에 '즉석'이라는 간판이 보였다. 저기군. 여유롭게 걸었다. 그런데 앞가게 간판에 가려졌던 글자가 보였다. '즉석두부.'

    관악초등학교 방향으로 조금 더 걸었다. 즉석떡볶이 맛나분식이 보였다. 들어가려는데 반찬가게다. 입구가 반찬가게 입구와 매우 밀접해있다. 조심하자. 뒷걸음질 쳐서 맛나분식으로 들어가니 오빠가 있길래 즉석두부와 반찬가게 썰을 차례로 풀고 착석했다. 미리 주문해놓아서 앉자마자 떡볶이를 먹을 수 있었다.

    일단 떡볶이의 하얀 자태가 드러나는 국물 색은 안봐도 내 스타일이었다. 떡볶이는 1인분 4천원으로 학교 앞이라 그런지 저렴했지만 양도 살짝 적은 편이니 사리는 필수다. 맛은 짜지도, 달지도, 맵지도 않은 자극적이지 않은 맛이었다. 나는 이런 살짝 심심한 맛도 좋아한다. 요즘 밖에서 사먹는 음식들이 대개 자극적이어서일까? 무튼 살짝 심심한듯 맛있게 먹었다.

    야끼만두는 그냥 보기엔 통통해보여서 기대를 안했는데(야끼만두스럽지 않을까봐), 한입 베어무니 당면들이 적당량 채워져있고 겉이 바삭바삭했다. 일반 군만두스럽지 않고, 야끼의 스타일을 살린 채 당면으로 살짝 입체감을 줬던 야끼만두였다. 그래서 생각지 못한 반전에 조금 놀랐고, 야끼만두 자체의 특성을 그대로 간직한 모양과 맛을 확인하자 감탄사를 자아낼 수밖에 없었다.

    이외 계란후라이가 올려진 김치볶음밥도 먹었으나 나는 떡볶이 전문 블로거이므로 포스팅에서 제외하겠다. 야끼만두는 예외다.

    <평가>
    비주얼 : 9.1
    맛 : 8.8

    총 8.95점

    *재방문 의사 : 있음

    하지만 심심한 맛보다 '단짠매'의 자극적인 맛을 더 좋아한다면 실망할 수도 있으니 참고바란다. 필자처럼 속 편안한 심심한 맛을 좋아한다면 부담없이 즐기기 좋다.

    *번외 : 퀴즈는 틀렸지만 오빠가 쐈다. 디저트로 핫바도 얻어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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