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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매역 흥이네떡볶이(일반떡볶이)★★★☆☆모든 떡볶이 2019. 10. 9. 16:51
방황하는 30대의 발걸음은 한창 경전철 공사로 먼지가 뿜뿜하는 보라매역으로 나를 이끌었다.
4번출구를 따라 네 블록정도를 지나가는데 '흥이네 떡볶이'라고 적힌 노란색 간판이 수줍게 나를 쳐다본다. 참새가 방앗간을 어찌 그냥 지나치고 선비가 어찌 오얏나무 아래에서 갓을 고쳐쓰지 않을쏘냐. 떡볶이 마스터로 향하는 작지만 큰 걸음을 바로 내딛었다.
점심시간이 지난 1시반쯤이라 그런지 가게는 비어있었고 모녀로 추정되는 두분은 재료를 다듬고 계신 듯하였다. 메뉴판에 즉석떡볶이가 있어 시킬까 하였지만 2인이상... 난 혼자... 일반떡볶이 1인분와 순대 1인분, 튀김 1인분을 시켰다.
기존에 끓여놓았던 일반떡볶이다보니 금방 나온다. 셀프인 물을 뜨러가면서 본 손질중인 밀떡들이 양념범벅이 되어 내 눈 앞에 놓였다.
양념이 깊게 배는 스타일이 아님을 육안으로도 쉽게 알 수 있었다. 싱겁게 생겼길래 큰 기대감없이 한 입 베어물어봤다. 역시나 앙 다무는 치아 깊숙이 들어오는 양념은 거의 없다. 첫 만남은 달다. 설탕의 단맛이 훅 들어온다. 학창시절 떡볶이도 이정도는 아니었다.
단맛이 적응될때쯤 순대와 내장이 나왔다. 내장에서는 살짝 냄새가 났다. 흠...안내취. 순대를 떡볶이에 찍어먹는데 매운맛이 훅 들어온다. 뭐지? 하면서 한번 더 순대를 떡볶이국물에 푹 찍어 먹어본다. 국물이 매콤하다. 떡과 먹을때는 몰랐는데 국물만 먹으니 매운맛이 세게 들어온다. 이 매운맛이 떡과 어울리지 않았다는 것에 아쉬워하며 속으로 눈물을 삼켰다.
메뉴들과 함께 나온 어묵국은 흡사 수련회에서 먹던...그 추억의 어묵국의 맛이었다.
심심한 비주얼과 국물의 매운맛을 머금지 못한 떡, 내장의 냄새가 먹어보지 못한 즉떡마저도 기대하지 않게 만들어버렸다.
<총평>
- 비주얼 : 5.7
- 맛 : 8.4 - 내장 냄새 1.5 = 6.9
= 평균 6.3
* 부디 다 팔고 다시 끓이던 중인 떡볶이였기를 바란다.
* 튀김의 깔끔한 맛과 구성만은 인정.
* 재방문의사 : 즉떡에 대한 기대감이 전부 사라져서 다시 갈 일은 없을 것 같다. 다시 가더라도 순대는 내장 빼고 시킬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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